스트링과 텐션

드레이퍼도 천연 거트를 시험한다, 폴리가 실력의 증명일까

강한 서브를 가진 드레이퍼에게도 폴리를 다시 생각할 이유가 생겼다. 오래 써 온 소재를 바꾸는 일이 자신의 테니스를 포기하는 선택일 필요는 없다.

2023년 몬테카를로에서 양손 백핸드 자세로 라켓을 든 잭 드레이퍼
2023년 4월 몬테카를로의 잭 드레이퍼. 2026년 장비 테스트 보도보다 앞서 촬영한 사진으로, 현재 시험 중인 스트링을 보여 주는 자료는 아니다.si.robi · CC BY-SA 2.0 · WebP

동호인 사이에는 은근한 장비 서열이 있다. 처음에는 편한 스트링을 쓰다가 공을 세게 치기 시작하면 폴리로 넘어가고, 어느 순간부터는 폴리를 계속 쓰는 것 자체가 실력의 증명처럼 여겨진다. 잭 드레이퍼가 세팅을 다시 검토한다는 소식은 이 익숙한 생각에 질문을 던진다. 스트링은 선수의 경기를 돕기 위해 고르는 장비다.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 보여 주는 자격증은 아니다.

BBC 스포츠는 2026년 9월 15일, 드레이퍼가 서브를 넣는 팔의 골좌상 문제로 남은 시즌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기사에는 장비와 기술을 함께 재검토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 폴리 대신 천연 거트를 시험하고, 더 가벼운 라켓을 사용하며, 서브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천연 거트 테스트는 드레이퍼 자신의 익숙한 선택과도 거리가 있는 시도였다고 보도했다. 소재를 바꾸면 그동안 쌓아 온 플레이까지 잃을 것 같은 선수라면 생각해 볼 대목이다.

다만 이 기사는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바꾼 뒤 효과가 입증됐다는 보고가 아니다. 정확한 스트링 제품, 게이지, 텐션, 메인과 크로스의 조합도 공개하지 않았다. 폴리가 부상의 원인이었다거나 천연 거트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결론 역시 없다. 사진 속 라켓의 도색과 짧은 보도만으로 공개되지 않은 스트링 작업 내역까지 알아낼 수는 없다.

같은 텐션으로 매면 같은 느낌이 남을까

드레이퍼 소식을 보고 가장 먼저 몇 파운드로 매는지 궁금해질 수 있다. 그런데 그 숫자를 알아도 답이 되는 것은 일부뿐이다. 작업할 때 요청하는 기준 텐션은 스트링 머신의 설정값이다. 빠르게 날아온 공이 완성된 스트링베드에 부딪힐 때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몇 차례 치고 난 뒤 그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모두 설명하는 숫자는 아니다.

테니스 웨어하우스 유니버시티(TWU)는 순간적인 충격에서 측정하는 동적 강성과 스트링을 천천히 당겼을 때의 늘어남을 구분한다. 스트링 한 가닥의 특성과 메인·크로스가 엮인 전체 스트링베드의 특성도 다르다. 소재와 구조, 게이지, 스트링 길이, 패턴, 텐션이 함께 영향을 준다. 서로 다른 스트링을 같은 기준 텐션으로 작업했다고 해서 임팩트 반응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재를 바꾸면서 평소 텐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익숙한 세팅을 보존하는 일이 아니다. 작업 조건 하나를 유지하는 것이다. 같은 랠리 스윙에서 공이 더 높게 출발하거나 길게 나갈 수 있고, 짧게 받는 블록 리턴의 깊이도 달라질 수 있다. 첫날부터 반발력이 좋다거나 공이 날린다고 단정하기보다, 어느 샷에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구체적으로 보는 편이 낫다.

선수 자신도 반응을 바꾼다. 잘 뻗지 않는다고 느끼면 더 세게 휘두를 수 있고, 편하게 깊이를 낼 수 있으면 힘을 억지로 보태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윙할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 나온 공은 장비와 선수의 상호작용이다. 스트링이 강력하다고 평가하면서 자신의 스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빼면 설명의 중요한 부분이 사라진다. 반대로 타구가 짧아졌다고 해서 소재의 반발력만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도 성급하다.

편안한 느낌과 스핀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충격에서의 반응을 다시 살펴보려는 이유는 이해할 만하다. TWU의 설명에 따르면 더 유연하게 반응하는 스트링은 충격 때 더 변형되고 힘이 전달되는 양상도 달라진다. 하지만 소재 이름을 고르는 것과 실제 세팅의 반응을 측정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실험 장치에서 측정한 힘을 드레이퍼의 팔, 혹은 자신의 팔에 대한 의학적 결론으로 곧바로 옮길 수도 없다.

폴리를 오래 써 온 선수는 편안함만큼이나 자신 있게 스윙했을 때의 궤적을 중요하게 여긴다. 여기에는 단순히 부드러운가보다 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TWU가 사용에 따른 스트링 변화를 연구한 자료에서는 메인과 크로스 사이의 움직임, 미끄러졌다가 돌아오는 동작을 스핀과 발사 방향 변화의 중요한 요소로 다뤘다. 사용하면서 교차점의 마찰도 바뀐다. 텐션이 내려가는 동안 메인이 자유롭게 움직이기는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편안함과 컨트롤을 하나의 저울 양끝에만 놓으면 실제 사용감이 잘 설명되지 않는다. 가벼운 랠리에서 편한 세팅이 강하게 리턴할 때도 같은 신뢰를 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익숙한 단단함을 유지하려다 계속 힘을 더 보태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만하다. 무거운 크로스 포핸드, 밀린 자세에서의 수비, 첫 서브를 막아 내는 리턴, 중요한 순간의 세컨드 서브처럼 실제 경기에서 필요한 샷을 나누어 보자. 잘 맞은 한 타구가 이 모든 상황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스트링 머신에 고정한 라켓의 스트링을 작업하는 모습
2025년 1월 촬영한 스트링 작업 사진. 소재, 게이지, 메인·크로스 조합, 기준 텐션을 함께 기록해야 테스트 결과를 해석하기 쉽다. 드레이퍼의 라켓이나 전담 작업팀 사진은 아니다.Valenzuela400 · CC BY-SA 4.0 · WebP

새 소재가 좋은 걸까, 새 스트링이라 좋은 걸까

가방에서 오래 사용한 폴리 라켓을 꺼내 치다가 방금 천연 거트로 작업한 라켓을 빌려 쳤다고 해 보자. 두 번째 라켓의 반응이 훨씬 좋게 느껴진다. 소재의 차이를 경험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동시에 사용 단계가 크게 다른 스트링을 비교한 것이기도 하다. 두 라켓의 무게나 다른 조건까지 다르면 해석은 더 어려워진다.

이때 TWU의 반복 충격 실험이 유용한 이유는 여러 변화를 함께 측정했기 때문이다. 텐션, 강성, 마찰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며 하나의 먹먹한 느낌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연구는 스트링베드가 물러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느낌과, 거칠고 반응이 줄어드는 느낌에 관여할 수 있는 서로 다른 기전을 설명한다. 실험 조건에서 얻은 결과를 모든 선수의 교체 주기로 바꿀 수는 없지만, 끊어지지 않았으니 아직 괜찮다는 판단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비교를 시작할 때는 해결하려는 문제를 먼저 좁히는 편이 좋다. 평소 스윙으로 더 편하게 깊이를 내고 싶은가. 세션 후반에도 궤적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싶은가. 서브와 리턴에서 마음에 드는 반응을 찾고 싶은가. 가능한 범위에서 라켓과 나머지 작업 조건을 비슷하게 두고, 두 세팅의 경과 시간과 사용 시간을 기록하자. 이미 통증이 있다면 아픈 동작을 반복하면서 장비를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계속 경기해도 되는지는 적절한 의료 상담과 함께 판단할 문제다.

프로의 이름 대신 스트링어에게 전달할 비교 정보
기록할 내용해석에 필요한 이유
스트링 제품·게이지·메인과 크로스 조합천연 거트 또는 폴리라는 말만으로 전체 세팅이 정해지지는 않는다.
기준 텐션·작업 날짜요청한 설정값과 사용 후 스트링의 상태는 다른 정보다.
사용 시간·공·코트 조건새 공이나 달라진 환경의 효과를 장비 변화로 착각할 수 있다.
특정 샷에서의 반응좋아졌다는 말보다 평소 포핸드가 길어졌다는 기록이 비교에 도움이 된다.

가격은 교체 한 번에서 계산이 끝나지 않는다

작업 한 번의 가격은 비교의 시작이다. 실제로 자신이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는 기간에 얼마를 쓰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일 수 있다. 그 기간이 스트링이 끊어지는 순간과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스트링을 빨리 끊는 선수와 스트링은 그대로인데 반응이 점점 불확실해지는 선수의 계산은 달라진다. 다른 사람의 사용 시간을 내 교체 주기로 그대로 가져오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재 이름만으로 어느 쪽이 경제적인지 먼저 결정하지 말자. 고려하는 세팅의 실제 작업 가격을 확인하고, 만족하며 친 시간과 눈에 보이는 마모, 다시 작업하고 싶어진 시점을 기록하는 편이 낫다. 하이브리드는 메인과 크로스에 무엇을 배치할 것인지도 별도의 선택이다. 드레이퍼에 관한 보도에는 이 조합이 공개돼 있지 않으므로 그 기사가 자신의 조합까지 정해 줄 수는 없다.

텐션을 일정한 방법으로 측정하면 같은 세팅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그 숫자만으로 모든 교차점의 마찰을 알거나,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편안함 점수를 만들거나, 팔의 문제를 진단할 수는 없다. 같은 조건끼리 비교하면서 반복 가능한 샷에 관한 관찰을 함께 남기자. 측정값의 하락과 공의 궤적 변화는 함께 살펴볼 단서지만 같은 정보를 뜻하지는 않는다.

드레이퍼에게서 가져올 것은 재검토하는 태도다

드레이퍼의 팀은 스트링만 바꾼 것이 아니라 라켓 무게, 서브 동작, 복귀를 둘러싼 여러 조건을 검토하고 있었다. 회복이 최우선인 선수에게는 여러 요소를 함께 바꾸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다만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나중에 어떤 변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는지 분리하기 어렵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와도 그것만으로 특정 소재가 문제를 해결했다는 증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동호인이 다음 스트링 작업을 고민한다면, 이 소식에서 얻을 만한 것은 오래된 결정을 다시 열어 볼 여유다. 내 경기에서 필요한 반응을 설명하고, 현재 세팅의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 정한 뒤, 실제로 배울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비교를 해 보자. 스핀과 컨트롤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폴리를 평생 고집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테니스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선택이야말로 진지한 장비 선택이다.

출처와 더 읽을 자료

  1. BBC Sport — Jack Draper decides not to play again this season
  2. Tennis Warehouse University / Crawford Lindsey — String Stiffness: The Alpha and Omega of String Performance
  3. Tennis Warehouse University — How Tennis Strings “Go Dead” —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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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값은 최초 입력 텐션 대비 변화 추정치이며, 스트링 머신의 절대 측정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