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우승은 없었다. 니시코리의 최종 세트 승률 72.5%를 다시 보자
마지막 경기는 두 세트로 끝났다. 그의 커리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기록 하나는, 두 세트로 끝나지 않은 경기들에 남아 있다.

니시코리 게이의 프로 마지막 경기는 최종 세트까지 가지 않았다. BBC 스포츠의 2026년 10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도쿄에서 프랜시스 티아포에게 4-6, 4-6으로 패했다. 니시코리는 메인 코트를 돌며 인사했고, 과거의 경쟁자들이 보낸 영상 메시지를 받았다. 눈시울을 붉힌 그는 끝까지 싸웠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관중에게 말했다.
기사 후반에는 그의 커리어를 다른 방향에서 보여 주는 숫자가 있었다. 최종 세트 승률 72.5%. BBC는 이를 비외른 보리의 73.4%, 존 매켄로의 72.8%에 이어 ATP 투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이루지 못한 그랜드슬램 우승으로 자주 설명되는 선수에게, 대화의 방향을 바꿔 줄 만한 수치다.
그저 “최고의 승부사”라는 문구를 붙인 이미지 한 장으로 소비하기에는 아깝다. 최종 세트 승률은 구체적이고 가치 있는 무언가를 측정한다. 하지만 경쟁에서 드러나는 모든 종류의 용기를 측정하지는 못한다. 중요한 리턴 직전 니시코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알려 주지 않는다. 숫자의 뜻을 그대로 유지할 때 오히려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진다.
먼저, 어떤 경기를 센 것인지부터
익숙한 3세트제에서는 세 번째 세트, 5세트제에서는 다섯 번째 세트가 최종 세트다. 승부를 가르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세트까지 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트레이트 세트 승리는 통산 승패에는 포함되지만 이런 의미의 최종 세트 기록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경기처럼 두 세트 만에 끝난 패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72.5%는 니시코리의 통산 전체 경기 승률이 아니다. 브레이크포인트 성공률도, 타이브레이크 승률도 아니다. 전체 경기의 72.5%가 긴 승부였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무엇을 전체로 놓고 계산했는지가 다른 별개의 질문들이다. 직접 통계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한 가지만 물으면 큰 오해를 피할 수 있다. 이 숫자를 낼 때 어떤 경기들을 포함했을까.
BBC 기사는 비율과 역대 순서를 제시하지만, 바탕이 된 승패 수나 최소 경기 수 기준, 여러 경기 방식과 기권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도 해당 순위를 보도에 나온 기록으로 소개하며, 자체적으로 순위표를 재구성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반올림된 비율을 거꾸로 계산해 정확한 승리 횟수를 만들어 내면 근거 없는 정밀함이 된다.
그렇다고 성취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의된 최종 세트 기록에서 열 번 중 일곱 번이 넘는 비율로 이겼다는 것은 대단하다. 다만 그 숫자가 자신이 나온 기록을 설명하게 두어야 한다. 슬그머니 테니스의 모든 압박 상황을 설명하는 수치로 바꾸지는 말자는 뜻이다.
최종 세트 승리라고 모두 역전승은 아니다
세트 스코어 1-1이 되는 흔한 경로는 두 가지다. 첫 세트를 잃고 두 번째를 따낼 수도 있고, 첫 세트를 따고 두 번째를 내줄 수도 있다. 점수는 같지만 선수의 느낌은 전혀 다를 수 있다. 하나의 최종 세트 승률에는 두 경로가 합쳐져 있다. 니시코리가 나쁜 출발을 얼마나 자주 뒤집었는지, 빼앗긴 흐름을 얼마나 자주 되찾았는지, 어떤 상대에게 각각의 상황이 어려웠는지는 그 숫자만으로 알 수 없다.
여러 환경의 경기도 하나로 묶인다. 코트 표면, 상대, 커리어의 어느 시점인지, 앞서 얼마나 많은 경기를 소화했는지에 따라 마지막 세트의 요구는 달라진다. 높은 통합 승률만으로 특정 호흡법이나 리턴 위치, 머릿속 문장 하나가 그 원인이라고 증명할 수는 없다. 작동 원리까지 설명하려면 은퇴 기사에 제시되지 않은 별도의 근거가 필요하다.

그 기록을 근거로 다음의 특정 경기는 당연히 이겼어야 한다고 요구해서도 안 된다. 과거 승률은 상대와 조건을 무시한 개인 맞춤 예측값이 아니다. 스포츠가 다음 한 번의 경기에서 장기간의 평균을 재현해 줄 의무는 없다. 같은 이유로 최종 세트 한 번을 졌다고 갑자기 승부 근성이 사라졌다는 증거로 삼는 것도 부당하다.
없는 트로피 하나가 나머지 커리어를 삼킬 때
니시코리는 2014년 US오픈 준결승에서 당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일본 남자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 단식 결승에 진출해 마린 칠리치와 맞붙었다. 2년 뒤 리우 올림픽에서는 라파엘 나달을 이기고 동메달을 땄다. BBC의 은퇴 기사는 그의 커리어에 ATP 투어 단식 우승 12회, 톱10 상대 승리 40회가 남았다고 정리했다.
이를 실제보다 부풀릴 필요는 없다. 결승 진출은 메이저 우승이 아니고, 동메달은 금메달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룬 것들을 이루지 못한 것의 각주로만 취급할 이유도 없다. 의미 있는 선수를 그랜드슬램 챔피언으로만 좁히면 투어가 재미있는 이유 상당수가 사라진다. 위대한 상대를 꺾는 일, 한 나라의 선수들에게 길을 여는 일, 어려운 커리어를 이어 가는 일도 그 안에 있다.
기사는 19년의 커리어에 부상이 반복됐다는 점과 나오미 오사카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다는 사실도 전했다. 하지만 부상이 없는 다른 역사에서 그가 무엇을 우승했을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팬으로서 그런 커리어를 상상할 수는 있어도, 실제로 있었던 커리어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 최종 세트 기록은 가상의 트로피를 하나 더 얹지 않고도 또렷하게 말할 수 있는 성취다.
동호인이 가져올 것은 표정보다 기록을 보는 방식이다
자료사진 속 제스처를 따라 하거나 앞으로 절대 긴장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유용한 결론은 아니다. 자신의 접전을 좀 더 정확히 돌아보는 쪽이 낫다. 먼저 자신이 치는 여러 방식의 경기를 구분한다. 정규 세 번째 세트와 매치타이브레이크는 모두 승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표시 없이 합쳐 놓으면 나중에 비교하기 어렵다.
그다음에는 그 점수까지 온 경로를 더한다. 첫 세트를 잃고 따라잡았는지, 내가 앞서다 상대에게 따라잡혔는지다. 결과 옆에는 달라진 플레이 하나를 구체적으로 적는다. 리턴을 더 많이 살렸는지, 서브 다음 공에서 공짜 실점을 줄였는지, 계속 쓸 만한 랠리 높이를 찾았는지 같은 내용이다. 독자의 기록을 돕는 가상 예시이며 니시코리의 실제 방법을 설명한 것은 아니다.
이를 또 하나의 통계 경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최종 세트 여섯 번 중 네 번 이기면 66.7%다. 일곱 번째를 지면 57.1%로 내려간다. 적은 표본에서는 성격이 달라졌다는 근거 없이도 숫자가 크게 움직인다. 경기 메모와 표본 수를 함께 봐야 한다. 짧은 흐름은 코치와 의논할 질문을 만들 수 있지만, 자신의 배짱에 관한 거창한 이론을 뒷받침하지는 못한다.
서로 반대 경로로 최종 세트에 도착한 두 경기를 비교해 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세트가 바뀌기 전 무엇이 통했을까. 이후에도 반복할 수 있었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잘 통하던 패턴을 유지했을까, 아니면 점수판이 더 극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버렸을까. 이런 복기는 구체적인 연습 과제로 이어진다. “니시코리처럼 독하게 하자”는 말만으로는 어렵다.
은퇴 인사에서 니시코리는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72.5%라는 기록은 익숙한 그 말에 특별한 무게를 더하지만, 경기마다 겪었을 사람의 경험까지 모두 설명하지는 않는다. 메이저 트로피가 없다고 실패한 커리어가 되는 것도, 이 수치 덕분에 패배하지 않는 선수가 되는 것도 아니다. 기록과 마지막 인사를 함께 놓으면 더 설득력 있는 모습이 남는다. 수많은 상대에게,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일이 결코 반갑지 않도록 만들었던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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