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투어

셸턴의 백핸드는 좋아졌다. 그런데 즈베레프는 왜 그쪽을 노렸을까

상대적으로 약한 쪽이라는 말은 샷이 망가졌다는 뜻이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곳을 노리는 동안 내가 먼저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느냐다.

2025년 바젤 스위스 인도어 대회 기자회견에서 웃고 있는 벤 셸턴
2025년 10월 18일 바젤 기자회견의 셸턴. 과거 자료 사진이며 2026년 US오픈 결승 장면이 아니다.Skyscraper2010 · CC BY-SA 4.0 · WebP

벤 셸턴의 첫 메이저 결승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이런 말이 나올 법하다. 즈베레프가 백핸드 쪽으로 계속 보내서 이겼다고. 2026년 9월 13일 BBC Sport 보도에도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베이스라인 랠리에서 셸턴의 상대적으로 약한 백핸드를 공략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6–3, 7–6(2), 5–7, 6–2라는 결과를 보면 간단한 해석이 솔깃하다. 그런데 같은 기사에는 다른 이야기도 있다. 셸턴이 그해 여름 성과를 낸 배경에는 수비와 백핸드의 발전이 있었고, 정작 결승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강력한 포핸드를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는 것이다.

서로 모순되는 설명이 아니다. 샷이 상당히 좋아졌어도 특정 상대가 보기에는 여전히 노리기 좋은 쪽일 수 있다. 그쪽에서 압박을 잘 견뎌낸 뒤, 자신 있는 쪽으로 온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패인을 백핸드 하나의 결함으로 정리하면 그동안의 발전도, 셸턴이 실제로 만들어낸 기회도 사라진다.

프로 경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 뒤 “그 사람 백핸드 없더라”라고 말했는데, 다음 상대와 칠 때는 그 백핸드가 멀쩡히 버티는 장면을 볼 때가 있다. 달라진 것은 샷 자체가 아닐 수 있다. 날아오는 공의 질, 타점을 잡는 위치, 그곳으로 공을 보내는 데 드는 부담이 바뀌었을 수 있다.

전보다 좋아졌다는 말과 다른 쪽보다 낫다는 말은 다르다

셸턴은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한 뒤 뉴욕에 왔다. BBC는 앞서 윔블던 1회전에서 예선 통과자 오토 비르타넨에게 당한 패배를 북미 하드코트 시즌을 앞둔 뼈아픈 전환점으로 소개했다. US오픈 결승까지 오는 길에는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5세트 끝에 꺾은 8강도 있었다. 당시 알카라스가 거의 다섯 달 만에 복귀했다는 배경은 함께 봐야 한다. 셸턴의 성적은 발전의 증거였지만, 모든 샷이 똑같이 안정됐다는 증명은 아니었다.

즈베레프가 던지는 시험은 달랐다. 결승 보도에 따르면 이전 다섯 차례 맞대결은 모두 즈베레프가 이겼다. 이 기록만으로 개별 포인트를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이 대결을 셸턴의 전반적인 발전을 재는 중립적인 시험처럼 볼 수 없다는 점은 짚어준다. 상대 역시 공의 깊이와 속도, 코트 위치, 다음 공에 대한 대응을 만들어낸다. 한 유형의 상대에게 버티게 된 백핸드가 다른 유형에게는 여전히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약한 쪽”은 한 선수 안에서의 비교이지 절대적인 기술 성적표가 아니다. 폭발적인 포핸드와 비교한다면, 꽤 안정적인 백핸드도 합리적인 목적지가 된다. 포핸드에서 날아올 공격적인 답보다 백핸드에서 돌아오는 무난한 답을 택할 수 있다. 반드시 즉시 에러가 나야 공략의 가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상대가 나를 공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줄이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2015년 US오픈 예선에서 투핸드 백핸드를 치는 알렉산더 즈베레프
2015년 8월 27일 US오픈 예선의 즈베레프. 백핸드를 보여주는 자료 사진이며, 2026년 결승의 실제 공략 방향을 입증하는 장면이 아니다.Steven Pisano · CC BY 2.0 · WebP

그렇다고 이 보도가 하나의 포인트 패턴이 계속 반복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즈베레프의 샷별 방향 분포도, 셸턴의 타점 높이 변화도, 특정 공이 유발한 에러 개수도 제시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인 쪽을 노리는 전술적 이유는 설명할 수 있다. 상상한 랠리를 결승 영상 분석처럼 소개해서는 안 된다.

어디로 보낼지는 결정의 절반이다

여기서부터는 별도의 가상 동호인 경기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를 만나 가능한 한 백핸드를 노리기로 했다. 일반적인 베이스라인 랠리에서 오른손잡이의 포핸드 크로스는 왼손잡이의 백핸드 쪽으로 간다. 반대로 오른손잡이의 백핸드 크로스는 왼손잡이의 포핸드 쪽으로 간다. “크로스로 보내자”와 “백핸드로 보내자”는 같은 지시가 아니다.

이는 코트 방향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이지, 즈베레프가 실제로 어떤 공을 선택했는지 복원한 것이 아니다. 대신 전술을 세울 때 빠뜨리기 쉬운 질문을 드러낸다. 지금 내 위치에서 그곳으로 보내려면 어떤 샷을 쳐야 하는가. 백핸드 쪽으로 밀려난 상태에서 상대 백핸드를 노리겠다는 이유만으로 다운더라인을 택하는 일은 크로스 랠리를 유지하는 일과 부담이 다르다. 목적지가 좋아 보인다고 가는 길까지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들어오는 공도 봐야 한다.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는 짧은 공과 타점을 뒤로 밀어내는 깊은 공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두 상황에서 똑같은 코너만 고집하면 합리적인 계획이 내 에러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 때로는 먼저 깊이를 되찾거나 코트 위치를 회복한 뒤 다시 목표를 찾는 편이 낫다. 기다리는 것도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이지, 계획을 포기했다는 증거가 아니다.

백핸드로 가는 공이라고 모두 같은 효과를 내지도 않는다. 치기 편한 높이의 공은 오히려 상대에게 리듬을 줄 수 있고, 다른 높이나 깊은 바운드는 다른 답을 끌어낼 수 있다. 반응은 선수마다 다르다. 왼손잡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백핸드를 불편해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해당 보도에도 셸턴의 타점 높이별 자료는 없다. 익숙한 테니스 격언을 진단처럼 쓰기 전에 실제로 돌아오는 공부터 볼 일이다.

좋은 공략 지점인지는 돌아오는 공이 말해준다. 상대 공이 계속 깊은가. 빈 공간이 생기는가. 상대가 균형을 유지한 채 방향을 바꿀 수 있는가. 내가 목표로 한 절반의 코트에 공을 넣었는지만 확인한다면, 상대가 이미 대응법을 찾았는데도 같은 계획을 계속 실행할 수 있다.

포핸드가 마무리해야 할 일도 남아 있었다

결승 자체도 샷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되지 않는다. 셸턴은 첫 게임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더블폴트를 했고 첫 세트 마지막 세트 포인트에서도 더블폴트를 했다. 그럼에도 3세트에는 즈베레프의 서브를 더 압박하며 경기를 연장했다. 이후 4세트 첫 서브 게임이 좋지 않아 즈베레프에게 다시 주도권을 내줬다. 네 세트 내내 같은 기술 평가가 반복된 것이 아니라 경기 흐름이 달라진 것이다.

BBC는 셸턴이 중요한 순간 강력한 포핸드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점도 따로 짚었다. 셸턴 역시 경기 뒤 자신이 칠 수 있었던 공에서 에러를 너무 많이 냈다고 인정했다. 이 말로 백핸드 압박을 버텨 만들어낸 포핸드 기회가 몇 번이었는지, 각 시도가 왜 실패했는지까지 알 수는 없다. 다만 강한 쪽도 패인 분석에 포함해야 한다는 사실은 남는다. 불편한 랠리를 통과하는 일과 그 뒤의 기회를 사용하는 일은 별개다.

구력이 있는 경기자라면 백핸드 에러만 합산하기보다 주도권이 바뀌는 순간을 살펴볼 만하다. 두 공을 잘 수비하고도 칠 만한 포핸드에서 서둘렀다면, 수비 자체는 성공했을 수 있다. 반대로 공격할 수 있는 공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면 문제는 랠리의 더 앞부분에 있을 수 있다. 둘 다 실점으로 끝나지만 다음 연습까지 같아야 할 이유는 없다.

이를 연습에서 살펴보려면 자신이 불편해하는 대각선 랠리로 몇 포인트를 시작한 뒤 자유롭게 경기해볼 수 있다. 연습 파트너에게 어느 한쪽이 처음으로 주도권을 잡을 만했던 공과 그다음 결과를 기록해달라고 하자. 판단에는 주관이 들어간다. 새 공식 통계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할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압박에서 빠져나오는 문제인지, 기회를 알아보는 문제인지, 공격을 실행하는 문제인지 구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상대가 방향을 바꾸고 대응할 자유도 줘야 한다. 백핸드 세 번 뒤에는 무조건 짧은 공을 주는 연습이 동작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 상대가 그 공을 줄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패턴이 상대의 협조에 의존한다면 그 한계를 알고 사용해야 한다. 가능한 장면을 연습하는 것과 실전에서 그 장면이 반드시 나온다는 것은 다르다.

셸턴의 여름 성장과 즈베레프의 백핸드 공략은 동시에 사실일 수 있다. 배울 점은 모든 백핸드에 약점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도, 좋아진 샷은 더 이상 공략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눈앞의 상대를 기준으로 목표를 고르고, 그곳으로 보내기 위해 내가 쳐야 할 공의 부담을 따지고, 돌아오는 답을 봐야 한다. 좋은 전술은 랠리 전체를 다룬다. 코너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그 시작일 뿐이다.

출처와 더 읽을 자료

  1. BBC Sport — US Open 2026 results: Alexander Zverev beats Ben Shelton for second Grand Slam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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