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투어

파올리니·에라니, 두 코트에서 서로에게 건네는 것

단식 패배 뒤 다시 나선 복식, 파트너에게 먼저 알린 언더암 서브, 함께 든 첫 메이저 트로피. 두 사람의 관계는 선배가 후배를 이끄는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파란 이탈리아 경기복을 입은 사라 에라니가 웃으며 자스민 파올리니와 마주 서 있다.
2024년 8월 4일 파리 올림픽 여자복식 결승의 사라 에라니와 자스민 파올리니. 두 선수는 이 대회에서 이탈리아 테니스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함께 땄다.Like tears in rain · CC BY-SA 4.0 · JPEG

사라 에라니가 매치포인트에서 언더암 서브를 넣기 전, 자스민 파올리니에게 먼저 알린 순간이 있었다. 2024년 11월 빌리진킹컵 폴란드전이다. 에라니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첫 서브 다음에 파트너에게 계획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뜻밖의 서브를 받아야 했던 상대와 달리, 파올리니는 그 선택을 알고 다음 공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날 파올리니는 이미 이가 시비옹테크와 단식 세 세트를 치르고 패했다. 이어 에라니와 나선 복식에서는 시비옹테크·카타지나 카바를 7–5, 7–5로 꺾어 이탈리아의 결승 진출을 완성했다. 혼자 처리하던 문제가 두 사람의 역할로 바뀌었다. 파올리니와 에라니의 관계를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이야기로만 읽으면 이 장면의 절반을 놓친다. 에라니가 선택을 건네는 동안, 파올리니도 긴 단식 뒤 남은 힘을 팀에 보탰다.

2026년 10월에도 두 종목의 시간표는 이어진다. 17일 우한 복식 4강에서 두 선수는 스톰 헌터·카테르지나 시니아코바에게 7–5, 5–7, [10–12]로 졌다. 20일 닝보 단식으로 옮긴 파올리니는 안헬리나 칼리니나를 6–2, 7–5로 이겼다. 한 선수의 한 주 안에서도 복식의 아쉬움과 단식의 다음 기회가 함께 움직인다. 시즌 후반의 파올리니를 이해하려면 단식 순위표 옆에 에라니와 쌓아 온 시간도 놓아야 한다.

함께 웃는 시간은 이미 경기의 일부였다

두 사람이 처음 함께 투어 우승을 거둔 곳은 2023년 모나스티르였다. 이듬해 로마에서는 시드를 받지 않은 조로 네 차례 시드 팀을 꺾고 우승했다. 결승 상대 코코 고프·에린 라우틀리프에게 매치 타이브레이크 6–8로 뒤진 뒤 마지막 네 포인트를 가져왔다. 6–3, 4–6, [10–8]이라는 최종 점수에는 우승 조도 몇 포인트 전까지 탈락 쪽에 있었다는 사실이 남아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파올리니는 노애드의 결정 포인트와 매치 타이브레이크가 복식의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첫 경기에서 떨어질 수도 있었던 대회를 트로피로 마쳤다. 이 경험에서 얻을 것은 모든 접전을 이긴다는 확신보다, 지금 뒤진 점수가 다음 몇 포인트의 역할을 없애지는 않는다는 감각이다. 서브를 넣는 사람과 다음 공을 맡을 사람은 여전히 할 일이 있다.

에라니가 WTA Insider에 강조한 것은 투어를 함께 사는 즐거움이었다. 어려운 일정을 혼자 감당하는 대신, 대화하고 식사하고 하루를 나눌 친구가 가까이 있다는 것. 단식과 복식 모두에 그 동행이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성적이 좋을 때만 가능한 우정 이야기가 아니다. 대회장이 바뀌고 결과가 달라져도 함께 보낼 하루는 남는다.

에라니에게 파트너십은 이미 긴 경력의 중심이었다. 로베르타 빈치와는 2012~2014년에 네 메이저 여자복식을 모두 제패했다. 파올리니는 그 이력을 옆에서 배울 수 있었지만, 새로운 조의 성공은 과거 우승을 그대로 옮겨 놓는 작업이 아니었다. 에라니가 익숙한 네트의 판단을 쓰려면 파올리니의 다음 공도 그 판단과 맞아야 했다. 오래된 경험이 새 파트너와 다시 작동하는 과정이었다.

흰 경기복을 입은 사라 에라니와 로베르타 빈치가 벤치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다.
2013년 6월 26일 윔블던의 사라 에라니와 로베르타 빈치. 파올리니와 만나기 전부터 이어진 에라니의 복식 경력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Carine06 · CC BY-SA 2.0 · JPEG

파올리니도 경험을 받기만 한 선수는 아니었다. 2025년 롤랑가로스 우승 뒤 에라니는 파올리니가 매일 전해 주는 좋은 에너지에 감사를 전했다. 파올리니가 자신을 더 좋은 선수로 만들어 준 사람이라고 에라니를 말한 바로 그 무대였다. 한 사람은 방법을, 다른 사람은 기운을 준다고 고정할 수도 없다. 다만 두 사람의 감사는 서로를 향했다.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함께할 이유가 있었다.

2024년의 도약은 단식과 복식에서 다른 모양을 했다

2024년 이전까지 파올리니에게는 투어 수준 잔디코트 단식 승리가 없었다. 그해 윔블던에서는 도나 베키치를 2–6, 6–4, 7–6(8)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2시간 51분의 준결승은 당시 윔블던 여자단식 준결승 최장 경기였다. 한 달 전 롤랑가로스에 이어 전혀 다른 표면에서 다시 메이저 결승에 섰다. 클레이의 성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확장이었다.

WTA의 당시 경기 분석은 그 확장을 공의 선택으로 보여 준다. 베키치의 드롭샷에 로브와 발리로 대응했고, 수비로 따라잡은 공에서도 포핸드를 준비할 수 있으면 공격으로 옮겨 갔다. 두 번째 세트 4–4에서는 파올리니의 수비 로브 뒤 베키치의 오버헤드가 벗어났다. 파올리니는 그 게임을 지킨 다음 리턴에서 압박을 높였다. 뛰어서 버틴 것과, 버틴 뒤 기회를 잡은 것이 한 경기 안에 있었다.

이 장면들은 복식이 단식 성적을 얼마나 올렸는지 계산하는 자료는 아니다. 대신 파올리니를 베이스라인에서 공만 오래 돌려주는 선수로 좁혀 보지 않게 한다. 앞으로 끌려가도 다음 궤적을 고르고, 낮은 자리에서 높이를 만들며, 다시 공격할 때를 찾았다. 복식에서도 필요했던 공들이 단식의 다른 공간에서 쓰였다. 샷 이름이 같아도 파트너의 유무에 따라 그다음 책임은 달라진다.

검은 재킷을 입은 자스민 파올리니가 관중석을 배경으로 웃고 있다.
2023년 8월 29일 US오픈의 자스민 파올리니. 두 메이저 단식 결승에 오른 2024년의 도약을 앞둔 시기다.Hameltion · CC BY-SA 4.0 · JPEG

그해 8월 파리 올림픽 결승은 그 차이를 더 분명하게 보여 줬다. 미라 안드레예바·디아나 슈나이더에게 첫 세트를 내준 이탈리아 조는 2–6, 6–1, [10–7]로 역전했다. WTA는 두 선수가 그라운드스트로크와 코트 위치를 정돈한 뒤 흐름을 바꿨다고 설명했고, 마지막 매치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에라니의 로브와 발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파올리니가 단식에서 베키치의 공격을 혼자 버텨야 했다면, 파리에서는 에라니가 네트와 머리 위 공간의 해답을 함께 맡았다. 같은 끈기라도 실행하는 사람은 둘이었다. 파올리니의 공격력이 에라니의 자리를 만들고, 에라니의 짧고 높은 공이 다음 교환을 바꾸는 조합으로 볼 수 있다. 그 조합은 파올리니에게 첫 올림픽 금메달, 에라니에게 네 메이저와 올림픽을 모두 갖추는 여자복식 커리어 골든슬램을 안겼다.

승리가 모두 같은 방법으로 나온 것은 아니었다. 10월 베이징 결승 뒤 기자회견에서 파올리니는 두 번째 세트에 자신의 서비스를 지키지 못했다고 웃으며 털어놓았다. 그 대신 리턴에서 상대 방향을 더 잘 읽었고, 계속 브레이크당하는 동안에도 한 포인트씩 버텼다고 설명했다. 자기 서비스의 실패를 다른 사람이 지워 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두 사람이 함께 공략할 다음 리턴 게임으로 일이 옮겨 간 것이다.

단식 패배 뒤 복식으로 돌아가는 데는 실제 비용이 든다

11월의 빌리진킹컵은 두 종목을 오가는 이득과 부담을 같은 날 드러냈다. 파올리니는 시비옹테크와의 단식에서 16차례 브레이크 기회를 만들었지만 6–3, 4–6, 4–6으로 역전패했다. 상대가 중요한 순간에 서브와 플레이 수준을 높였다고 경기 뒤 인정했다. 복식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단식 패배의 실망을 곧바로 지우는 버튼이 아니었다.

파올리니는 기자회견에서 라커룸에서 물리치료사와 회복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다시 복식에 들어갈 힘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자신에게 반복했고, 벤치를 채운 이탈리아 팀의 응원도 에너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단복식 병행을 더 많은 실전 경험이라고만 계산하면 이 회복 시간이 빠진다. 코트에 다시 서기 위해 몸과 집중을 준비하는 일도 경기 사이에 있었다.

복식에서도 편한 출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첫 세트에는 세트포인트 세 차례를 넘겼고, 두 번째 세트에는 1–5에서 여섯 게임을 연달아 가져왔다. 마지막의 언더암 서브는 그 긴 과정의 맨 끝에 놓였다. 에라니는 그 선택이 순간적인 감각에서 나왔으며 첫 서브 뒤 파올리니에게 알렸다고 했다. 즉흥성과 협업이 서로 반대편에 있지 않았던 장면이다.

파트너가 이미 알고 있으면 낯선 서브 다음에도 팀의 준비가 이어진다. 파올리니가 단식 때와 같은 방식으로 모든 공간을 해결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다. 에라니는 서버의 판단을 내렸고, 파올리니는 그 판단에 맞는 다음 일을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나누는 역할은 공격형과 수비형이라는 고정 성격보다, 바로 다음 타구를 누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가까웠다.

신시내티 야간 복식 코트에서 자스민 파올리니가 서브하고 파트너가 네트 쪽에 서 있다.
2024년 8월 16일 신시내티의 복식 경기. 서브하는 선수와 앞에서 다음 공을 준비하는 파트너의 거리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Navin75 · CC BY-SA 2.0 · JPEG

에라니는 2025년 롤랑가로스에서 자신에게 다른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식과 복식을 모두 뛰는 일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버거웠으며, 복식과 혼합복식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이야기였다. 그 대회 예선을 끝으로 단식 경력을 마무리했다. 파올리니와의 복식이 에라니에게 준 것은 단식을 계속해야 한다는 이유보다, 경력을 이어 갈 다른 중심이었다.

이 차이가 두 선수의 관계를 더 흥미롭게 한다. 파올리니는 단식의 큰 무대로 올라가면서 복식을 함께 이어 갔고, 에라니는 단식에서 쓰던 에너지를 덜어 복식에 집중했다. 같은 팀의 성공이 두 사람에게 똑같은 일정을 요구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더 많은 종목에서 기회를 넓힐 때, 다른 사람은 자신이 오래 잘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했다.

첫 메이저 트로피는 두 사람에게 다른 답이었다

2025년 6월 롤랑가로스 결승에서 두 선수는 안나 다닐리나·알렉산드라 크루니치를 6–4, 2–6, 6–1로 꺾었다. 파올리니에게는 종목을 통틀어 첫 메이저 우승이었다. 전년도 같은 대회 단식과 복식, 윔블던 단식에서 결승까지 갔던 선수에게 마침내 트로피가 생겼다. 에라니에게는 단식의 마지막 대회가 열린 장소에서 복식의 현재가 계속된 순간이었다.

결승 세 번째 세트 초반에도 두 사람의 타구가 번갈아 등장했다. WTA 보도에 따르면 파올리니는 긴 리턴 게임의 네 번째 브레이크포인트에서 포핸드로 2–0을 만들었다. 두 게임 뒤에는 에라니의 포핸드가 네트 코드를 타고 위너가 되면서 4–0으로 벌어졌다. 경험 많은 한 사람이 나머지를 끌고 간 결승으로 보기에는, 결정적인 공을 맡은 이름이 번갈아 바뀐다.

우승 뒤 파올리니는 에라니가 더 나은 선수가 되는 데 도움을 줬고 큰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에라니는 파올리니의 일상적인 에너지가 자신에게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했다. 메이저 우승이 처음인 선수와 이미 긴 복식 역사를 가진 선수가 같은 트로피를 들었지만, 서로에게 받은 것은 같지 않았다. 그래서 그 감사는 상투적인 동료 칭찬보다 두 경력의 현재를 더 정확하게 설명했다.

Errani and Paolini post-final speech | Roland-Garros 2025Roland-Garros 공식 채널의 2025년 여자복식 결승 우승 소감. 두 선수가 같은 트로피를 두고 서로에게 전한 감사는 본문의 공식 기사 인용과 이어진다.Roland-Garros · YouTube에서 보기 ↗재생을 누르면 YouTube 플레이어가 열립니다.
두 선수의 경력이 만난 주요 장면. 점수는 파올리니 또는 에라니·파올리니 조를 앞에 두었다. 대괄호는 매치 타이브레이크다.
시기·대회종목·결과역할을 읽는 지점
2024년 5월 로마복식 우승 6–3, 4–6, [10–8]접전 속 다음 역할 유지
2024년 7월 윔블던단식 결승 진출 2–6, 6–4, 7–6(8)수비 뒤 로브·발리·포핸드 선택
2024년 8월 파리 올림픽복식 금메달 2–6, 6–1, [10–7]경험과 공격을 나눠 맡는 조합
2024년 11월 빌리진킹컵폴란드전 복식 승리 7–5, 7–5단식 뒤 회복과 사전 소통
2025년 6월 롤랑가로스복식 우승 6–4, 2–6, 6–1첫 메이저와 이어지는 복식 경력
2026년 10월 우한·닝보복식 4강 뒤 단식 1회전 승리두 종목의 다른 결과와 다음 준비

2026년 10월의 두 경기로 돌아오면, 오래 쌓은 호흡이 매번 접전의 마지막 점수까지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우한에서는 마지막 매치 타이브레이크가 상대에게 갔다. 반면 닝보에서 파올리니는 두 번째 세트 0–5를 7–5로 뒤집었다. 이 반대 결과를 모두 같은 자신감 수치로 묶기보다, 각 경기에서 다음 공을 다시 준비할 조건이 무엇이었는지 보는 편이 두 선수의 테니스에 가깝다.

10월 21일 확인한 닝보 공식 대진에서 파올리니의 다음 상대는 이바 요비치다. 경기 결과와 시작 시각은 대회 진행에 따라 갱신된다. 단식에서는 수비 뒤 포핸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공을, 복식에서는 그 공 다음 에라니가 잡는 위치를 따라가면 같은 선수의 다른 일이 보인다. 파올리니가 받은 경험과 에라니가 받은 에너지는 두 사람을 같은 선수로 만들지 않았다. 서로의 다음 역할을 준비할 수 있게 했다.

출처와 더 읽을 자료

  1. WTA — Paolini outlasts Vekic in record-breaking Wimbledon semifinal
  2. WTA Insider — Champions Corner: Errani and Paolini in Rome
  3. ASAP Sports / Internazionali BNL d’Italia — Rome doubles champions press conference,19 May2024
  4. WTA — Errani and Paolini win Olympic doubles gold
  5. WTA — Italy advances after deciding doubles against Poland
  6. ASAP Sports / Billie Jean King Cup — Team Italy press conference,19 November2024
  7. ASAP Sports / China Open — China Open doubles champions press conference,6 October2024
  8. Roland-Garros — Pride in Paris as Errani begins perfect send-off
  9. Roland-Garros — Viva Italia as Errani-Paolini prevail
  10. WTA — Errani and Paolini win French Open doubles title
  11. WTA — Wuhan2026 completed women’s doubles draw
  12. Sky Sport Italia — Errani/Paolini eliminated in Wuhan last four
  13. WTA — Ningbo2026 singles draw,20 October release
  14. Sky Sport Italia — Paolini defeats Kalinina at Ning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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